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 사진=김영우 기자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 사진=김영우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15억32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 규모 중 가장 큰 금액이란 설명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SJL파트너스와 함께 메리디안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은 세계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이번 인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북미 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일류(톱티어) 체외진단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했다.

메리디안은 1976년 설립됐다. 사업군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진단(DX)사업부에서는 면역진단 분자진단 호흡진단 혈액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생명과학(LS) 사업부에서는 제약·바이오 제품 및 진단 시약의 원료를 생산 중이다. 진단 사업부는 헬리코박터균이나 대장 염증균 등 소화기 감염 진단 플랫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분야에서 북미 점유율 1위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안의 소화기 감염 진단 플랫폼을 접목할 예정이다.

또 메리디안의 북미 유통망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아시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 주요국에 진출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기지도 분산돼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메리디안은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에 생산기지가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디리안의 생산기지를 추가적으로 활용해 현지 생산을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따른 투자비 절감 및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률 개선을 기대 중이다.

메리디안의 또다른 강점으로는 '우수한 인허가 능력'을 꼽았다. 56년 간의 인허가 경험으로 최근 5년 사이 8개의 제품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시켰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FDA 승인 가속화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디안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60%, SJL파트너스가 40%로 인수할 예정이다. 양사가 공동으로 미국 법인에 출자를 하고, 이 미국 법인의 자회사가 메리디안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다.

SJL파트너스는 JP모건 출신의 미국 시장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인수를 통해 미국에 안착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가진 연구개발 및 대량생산 능력과 메리디안의 북미 영업망 및 FDA 인허가 능력, SJL파트너스의 인적관리 노하우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현장진단 시장에서 톱3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